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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자전거 출퇴근(a.k.a 자출) 한 달 후기

by 삽질하는큐 2020. 4. 27.

지난달에 이사를 하면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고 전기자전거를 구매했다. 지하철 역이 집에서 약간 먼 것도 있고, 운동할 시간은 없는데 출퇴근하면서 운동을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자출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장비가 중요하니까 장비부터 보자.

 

팬텀 마이크로

내가 산 자전거는 삼천리 자전거의 팬텀 마이크로다. 자전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일단 접이식이다. 핸들 부분과 중앙 폴이 접히게끔 되어있다. 그래서 차 뒷 트렁크에도 쏙 들어간다. 하지만 무게가 17.8kg이나 되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다고는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다.

전기 자전거로 무슨 운동이 되겠냐고 싶겠지만, 스쿠터가 아닌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방식 (PAS, Power Assist System)이다. 실제로 타보면 살짝 밟아도 앞으로 쭉 나가기 때문에 타는 맛이 일품이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밟긴 밟아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가격은 80만원으로 이 값이면 조금 더 보태서 스쿠터를 살 수도 있는 가격이지만, 삼천리 자전거가 곳곳에 있기 때문에 쉽게 A/S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기왕 살거면 좀 제값을 하는 녀석으로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골랐다. 아직까지는 자전거에 대해서 매우 만족한다. 흠이 있다면 매우 무겁다는 점... 뿐이다.

 

출퇴근하는 길

내가 주행하는 거리는 사당동에서 서울역까지다. 길이로 치면 10km정도가 된다. 출발하는 곳이 숭실대 부근의 엄청난 언덕이라 전기 자전거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주행로라고 생각한다. 최대 5단으로 놓고 가파른 언덕을 넘으면 한강까지 쭉 내리막길이다. 한강부터 서울역까지는 경사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정도의 오르막이라서 1단으로 놓고 천천히 가다보면 회사에 도착할 수 있다.

 


40분 정도 소요되어 평소에 도보 + 지하철을 타는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 주차는 서울스퀘어에 다행히도 주륜장이 있어서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다. 사실 자전거를 주차할 공간이 있어서 자전거 출퇴근을 좀 더 적극 고려했다.

 

 

장점

남들보다 더 상쾌한 아침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 일단 아침에 많은 산소를 마시고 출근을 할 수 있게 된다. 시야도 탁 트여 있기 때문에 주변 도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좋다. 어느 정도 운동을 한 상태에서 출근을 했기 때문에 아침부터 두뇌회전도 빠르고 업무 효율도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엄청난 운동 효과

전기 자전거로 얼마나 운동이 되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너무 힘들어서 초반엔 적응이 안 될 정도였다. 한강을 지나갈 때는 바람을 가로질러서 가야하기 때문에 빠르게 가기가 쉽지 않고, 오르막길이 지속될 때는 다리 근육에의 자극도 상당하다. 제대로 활용하기 힘든 출퇴근 시간을 오롯이 운동을 하는 데에 쓸 수 있으니 좋다.

 

단점

교통약자가 된 기분...

자전거는 두 다리를 떼고 안장에 앉은 순간 차로 간주한다. 엄밀히 말하면 보도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 내가 다니는 보도는 자전거 겸용도로이지만, 부딪히게 되면 자전거를 탄 사람의 과실이 크다. 차도에서는 가장자리에 있는 도로를 자전거 우선도로가 많지만, 아직 자전거를 우선시해주는 기분은 1도 들지 않는다. 차도에서 달릴 경우가 있으면 빵빵거리고 앞지르기 일쑤라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래서 차도로 다니기도 애매하고 인도로 다니기도 애매한 상황이 많다.

 

날씨 변화에 취약하다

눈이나 비가 올 때 자전거를 타는 것은 금물이다. 오전엔 비가 안 왔는데 돌아가는 길에 비가 온다면 자전거를 세워놓을 수 밖에 없다. 매일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타지 않고 있따.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운 나라에서는 한여름, 한겨울에는 거의 못 탄다고 봐야겠다. 한창 자전거 타기 좋은 지금 4월에도 회사에 도착하면 땀이 많이 나서 머리부터 말리고 시작하는데 여름엔 정말 힘들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적당한 거리는 8km 이내인 것 같고, 코스의 대부분이 한강 자전거 도로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10km를 달리는 나로서는 한달쯤 된 지금에서야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물론 취미로 달리시던 라이더 분들이라면 얘기가 다르겠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다니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걸어다니기엔 다소 먼 곳에 직장이 있는 분이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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