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재택근무 일주일차 후기 / 내가 느낀 장단점

by 삽질하는큐 2020. 2. 28.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 내가 다니는 회사도 재택근무를 실시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선택적으로 시행을 하다가 3일째부터는 아예 필수로 전환한 상태. 겉으로 보기에는 아직까지 큰 무리 없이 회사는 잘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4~5년 후에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거라고 계획을 하고 있던 나였지만, 잠시라도 다가온 미래를 경험하면서 여러가지 점들을 느끼고 있다. 느껴본 장단점을 몇가지 적어보았다.

 

 

 

 

 

재택근무라 너무 좋은 점.

1. 출퇴근을 위한 에너지와 시간을 비축할 수 있다.

나는 아침잠이 꽤 있는 편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8:55에 기상을 해도 9:00 VPN을 켬과 동시에 출근을 한 상태가 된다. 정신만 맑으면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출근하면서 겪는 일들을 나열해보자.

 

  • 원래는 원하지 않는 시간에 일어나야 했고,
  • 배가 고프지도 않지만 안 먹으면 후회할 것 같은 상태에서 밥을 대충 먹었고,
  •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갔고,
  • 유쾌하지만은 않은 출근길에 교통비를 지불하고, 에너지와 시간을 소비해야했다.

강남이나 여의도처럼 출퇴근하기 정말 악명이 높은 곳은 더할 것이다. 재택근무는 이런 어려움에서 자유롭다.

일단 개인의 업무측면에서는 비축한 에너지를 오롯이 쓸 수 있기 때문에 업무 생산성이 매우 높아진걸 경험했다. 업무 중에 잠이 온다거나 피로로 인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오히려 일과가 끝나고도 에너지가 많이 남아있었다.

 

 

2. 주변을 살피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인한 집중력 향상

사무실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주의가 산만하다. 나를 찾아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건너편에서 하는 이야기, 지나다니는 사람들, 전화소리 등등 나의 주의 집중을 알게 모르게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다. 집에도 물론 있겠지만, 나의 공간인만큼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점이 매우 좋다. 그래서 온전히 100%의 집중력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주변을 살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장 편한 상태로 일을 할 수도 있다. 용모, 복장, 심지어 일하는 자세까지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된다. 츄리닝을 입고, 화장을 한다거나 렌즈를 끼지 않은 상태, 불편하지만 사회적인 기준에 부합되어야 하는 부분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3. 개인적인 일에 대한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우리는 업무 시간에 개인적인 일을 본다. 가끔은 업무 시간에 볼 수 밖에 없게끔 되어있다. 남에게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일도 업무 시간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택배를 수령한다거나, 가스 검침이 온다거나, 아니면 잠깐 슈퍼에 무엇을 사러갔다오는 일을 덜 눈치를 보고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것은 모럴 해저드가 되겠지만

 

 

재택근무라 좋지 않은 점.

1. 사람들과 만나서 하는게 더 효율적인 작업들이 항상 있다.

애자일은 기본적으로 face-to-face라 했던가. 커뮤니케이션 툴 들이 많이 있지만, 직접 만나서 하는 의사소통에는 아직 쫓아가지 못했다. 슬랙과 메일과 Jira를 통해서 일을 하고 필요하면 행아웃 등을 통해서 화상회의를 하곤 하지만, 회의실에서 칠판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하는 정도의 효과를 따라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는 노하우 전수, 높은 코드 품질 추구 등을 통해서 페어 프로그래밍이나 몹 프로그래밍을 하곤 하는데, 이것도 기본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2.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하는 점

회사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방화벽을 사용하고, 외부에서 접속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VPN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VPN이 너무 자주 끊겼다.... (VPN이 끊기면 DB 커넥션을 관리해주는 툴도 재실행해야 했다.) 이건 단순히 지금 다니는 회사의 VPN 솔루션 상의 문제일 수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VPN을 한 번 거쳐서 통신하기 때문에 뭔가 모든 접속이 더 느린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직까지 이러한 업무 형태가 엄청 보편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안정성이나 편리성 면에서 아직은 갈 길이 다소 있는 거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3. 심리적인 고독감...

나는 1인 가구다. 그래서 그런지 일을 하고 있어도 내내 뭔가 심심하고 허전한 기분이 들더라.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그래도 누군가를 만나고 하면 좋겠는데, 해가 떠있는 시간을 집에서 일주일 내내 있는 것도 다소 적성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필요하다면 본인이 혼자 있고 싶은 좋은 장소를 택해서 이러한 고독감이 느껴지지 않는 곳에서 업무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

 

 

일주일간 겪어본 재택근무. 다가올 미래이기도 하고, 현대 시대에 와서는 본인이 원하면 일찍 영유할 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장점 세가지와 단점 세가지를 적어보았지만,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장점의 크기가 더 커보인다. 재택 근무를 좀 더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도록 좋은 서비스가 많이 나오고 관리하는 방법이 고안되었으면 좋겠다.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출퇴근(a.k.a 자출) 한 달 후기  (1) 2020.04.27